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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새벽에 쓰는 詩

by 담채淡彩 2025. 2. 19.

새벽에 쓰는 詩/담채

 

샛길 하나 없이
또 한 게절이 진다

 

이제는 적어두지 않으면
약속도 잊어버리는 나이

 

이 나이에도
바람으로 불고 싶은 생각 있어
다 닳은 무릎이
모래산을 넘는다

 

비 맞고
눈 맞고
많이 흐려진 눈이
거미줄 같은 言語의 바다를 헤매게 되리

 

긴 협곡 지나
들녘 지나
앙상한 나무 위에 다다른 까마귀 같이
조용히 홀로 되는
고립의 시간

 

無에서 無로 가는 한 자 한 자

유서가 되리

 

 

note

덤으로 사는 날이 오면
약속의 땅으로 갈 것이거늘
내가 작은 땅의 주인이 된다면 들꽃을 심으리라.
이름도 얻지 못한 것들이 평화롭게 거주하는 날, 언제나 고달팠을 네 영혼을 위로하리라.
바람 소리 고요한 새벽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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