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길 위에서 76
담채淡彩
2025. 1. 19. 08:03
길 위에서 76 / 담채
완벽한 삶은 없는 것일까,
그러나 이 일도 바람같아서
언제나 나는 바람인 채로 절망한다
상상 속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미 존재하고 있던 것이며
실상 발명이라는 말은
맨처음 발견이라는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사는 일도 그렇다
언제나 우리는 보이는 길과
보이지 않는 두 개의 길 위에 서 있다
나는 왜 문득 멈추어 서서
눈 시리게 짙푸른 하늘 한가운데
잉태를 계획하는 까치 하나를 보고
그렇게 눈물을 흘렸을까
이 세상으로 사막이 번져가듯
경이로움과 확장에 동참하는 우리는
불멸의 영혼인 것을
家長이 싸움에 지고 돌아온 날
총구에 밀려 쓸쓸히 돌아서던 포로처럼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이 동거하는 날
나는 무생물로 살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