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作詩

老母의 세족*

담채淡彩 2023. 1. 25. 08:31

老母 세족/담채

 

밑바닥만 전전해서

구두창 같은 발바닥

 

찬물 깊이 데워

가뭄처럼 터진 어머니 맨발을 씻는다

발가락 사이사이 흙냄새와

남은 생을 버티기에도

한없이 약한 노모의 맨발을 씻는다 

 

2천 년 전 예수가

열두 제자의 발을 씻어 주었듯이

오늘은

죄 많은 내가

눈물 다하도록 97세 노모의 맨발을 씻는다

 

머지 않은 어느 날

저승으로 걸어갈 어머니

맨발이 걸어갈 하늘에 별자리가 휜다

 

 

 

note

비정기적으로 어머니에게 간 날 어머니의  발을 씻어드렸다.  

구두창 같은 발에서 사막을 건너는 낙타의 거품 냄새가 났다.

눈물 다하도록 어머니의 발을 씻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