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作詩

달팽이처럼*

담채淡彩 2023. 1. 8. 09:39

달팽이처럼/담채

 

천천히 가보자 삶이여
굽이굽이 바닥을 스미며

 

길을 가는 동안만 우리는 사랑을 한다

 

반나절에 한 걸음
한나절에 한 걸음

 

푸른 잎새의 길을 숙독하며 걸음을 떼는 달팽이처럼


천천히 가보자
천천히 가보자 삶이여

 

 

***

눈가의 주름 근엄하게 폼 잡은 내 모습이 밉상이다.

세월을 밀어내는 발길질은 온전해지기 위한 몸부림이 아니다.

우리는 늘 마음의 뒷짐에 쓴맛 하나를 숨기고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