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作詩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담채淡彩 2015. 2. 24. 07:54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담채

                                        

 

수백 년 은행나무 아래

신혼의 까치 하나 죽어있네        

개미떼, 이름을 알 수 없는 벌레들

조문행렬 길게 이어지네

주검은 언제나 슬프고 의문 깊은 것

  무더기 바람이 두 날개를 흔들어보네         

가슴팍 깃털을 헤쳐보고        

두 눈을 들여다보네        

세상 믿지 말라 하네         

무리진 들꽃도 불꽃같은 사랑도   

     

떨어진 은행잎  한 번  더 쓸려가며

노란 수의를 입히네

쓸쓸하고 싸늘한 지상의 마지막 길 

한 까치가 우네        

목메어 우네         

울음 흩어지는 허공

구름 한 조각 불귀不歸 주검을 두고        

서쪽으로 서쪽으로 흘러가네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울음 그치라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