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온기

담채淡彩 2024. 1. 10. 15:58

 

온기/담채

 

 

뜨거운 커피를 마신 후

두 손으로 컵을 감싸 안았다

 

컵은 아직 따뜻하다

따뜻한 물이 잠시 머물렀던 기억으로

빈 컵이 나를 데우고 있다

 

한 번 데워진 것은

식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로 전도되고 있는 것이다

 

눈보라 엄동

무료급식으로 노숙인들의 차가운

삶을 데우는 따뜻한 마음들이 있다

 

이 온기로

지구는 여전히 돌고 있고

별은 흐른다

 

 

 

note

세상은 맑아질 필요가 있다.

고요히 깊어지고 가만히 높아질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아닌 또 다른 나를 발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