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作詩

징소리

담채淡彩 2017. 9. 22. 08:19

 

  징소리/강성백

 
이웃집 95세 할머니가
어두운 골방에서 5년간 누워계시다 돌아가셨다

능소화 흐드러진 여름날
하얀 종이꽃 상여에 실렸다

딸 아들 구남매인데도
임종이 쓸쓸하셨다

할머니가 누워계실 때자주 들여다보시던 80넘은 어머니가
손을 잡아주려고 홑이불을 들추자
오래 부스러진 비듬이
깨꽃 같이 쏟아져 있더라고
산발한 머리는 흩날리는 연기 같더라고
 
- 사람이 오래 살면 꼭 짐승 같더라
나도 그렇게 될까 무섭더라!
 
어머니 뼈 있는 말씀
징소리처럼 오래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