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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年日記 31 - 또 한 해를 보내며

담채淡彩 2023. 12. 26. 16:02

老年日記 31 - 또 한 해를 보내며/담채
 

 

언제나 배경이었던 아름다운 나의 세월
혼자 길위에서 내 나이를 계산하다가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인생 이상의 그 나라가 궁금해지는 것이다.
 
다시 길을 내며 가야하는 12월,
나도 이제 멀리 왔나보다.
密敎의 단호한 문을 넘어 비바람 눈보라 사이를 숨차게 헤쳐
바위처럼 금간 상처를 들여다보며
나를 위로하면서 먼 길을 지나왔다.

무어라 이름 할 수 없는 것들이 흐르고 넘치고 흐르고 슬프고
흐르는 채 나에게 도달하는 이 하루 
변하지 않는 것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꽃은
제 몸에 숨은 꽃을 함부로 내보이지 않다가
다음에 필 꽃을 위하여 선선히 자리를 내주는 것이니
누구에게도 이것이 인생이다 말하지 않겠다.   
 
사랑하며 살기에도 부족한 세월,
나는 지금 세상의 나이를 잊으며
나로 하여금 질투 하고 나로 하여금 사랑으로 괴로워할 수 있는 당신의 무릎 곁에 앉아
때처럼 곱게 낀 감정의 성애를 녹이고 싶은 것이다. 
 
아프고 힘들었으나 그래도 감사했다.
아직도 나와 교통하는 사람이 있어 따뜻했다.    
 
억새풀도 나무도 바람이 불어가는 쪽으로 엎드리는 12월
산중의 짐승들도 이제 자신들의 겨울을 생각하며
하얀 오솔길을 가로질러 달리고 있을 오늘이다.
 
2023.12.27
 

 
 

엄동嚴冬에 부쳐/담채

 

참새들의 회의가 유난히 길어졌다
긴 엄동을 걱정하는 것이다
이슬 맺힌 은하계
아침마다 언덕 길

아무도 끌어주는 이 없는데
뼈만 남은 할머니 혼자 폐지 가득한  손수레를 끌고 간다
거미줄 같은 백발을 뒤집어 쓴 노파의 늘그막은
지금도 한참 오르막이다
숨 가쁜 비탈길
땀 젖은 늘그막
혹독한 빙하기가 저 노후를 덮칠 것이다
언 밤을 걸어갈 맨발들이
간절히 기다리는 봄
오는 봄에는
혹한을 견뎌낸 들꽃들
무리지어 피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