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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 위에서 74 - 갠지스

by 담채淡彩 2025. 1. 14.

길 위에서 74 - 갠지스/담채

열반과 지옥이 뒤섞여

지상과 천상이 분리되어 있지 않은

곳, 갠지스

 

마지막이듯

죄를 죽이듯

갠지스로 가자

가서 나를 적시자

 

산목숨과 주검이 함께 흐르고

도취陶醉와 무상無常이 함께 흐르는 갠지스

​돈이 넉넉해야 시체를 잘 태우고

돈이 부족하면 덜 태운 시신을 강물에 버리는

강을 끼고 사는사람들

 

다홍 천 눈밑까지 끌어올리고

장작더미에 누운 여자

불길 잦아들도록 끝끝내 이글거리던

가슴뼈와 골반

재가 되어 허물어진다

 

한때 소행성과 대행성이 생성되고

해와 달과 별이 맞물려

빛을 놓친 적 없던 여자,

 

유순한 꽃잎들이 떠가며 졸고 있는 강

뚜벅 뚜벅 ​관절을 ​다친 바람들이

넘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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