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年日記85 - 순환/담채
마른풀 한 포기
한 발 앞에 씨앗을 던져놓고
홀연히 길을 접는다
언 땅 속을 걸어 봄이 오면
그 자리에 싹 틔우고 또 한 발 앞에 씨앗을 던져
그 너머에서 싹을 틔울 것이다
목숨 붙은 것들의 순환,
꽃이 목을 매고
잎이 목을 매고
이 아름다운 무죄의 영역은 아프다
note
이 줄이 길어질수록 그리움은 마냥 짙어만 가는데,
바람도 알지 못하고 구름도 보지 못하는 이들의 조용한 숨소리 발소리,
오늘의 자리를 떠나 이 질긴 대열이 찾아가는 곳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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