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을 깁다 /담채
구릿빛 한 사내가
햇빛이 가득 피어
쓰라린 모래밭에 앉아 찢긴 그물을 깁는다
어린 물고기는
다시 바다로 나아가게 환생의 길목을 열어두고
깊이를 알 수 없는 해저에
간절한 기도를 매단다
세상은 언제나 바람 불고
기워야 할 것도 많은데
기워도 기워도 아물지 않는 삶을 위하여
무언가 빠져나간 틈과 틈 힘껏 당겨 여민다
살아가야 할 날들이
그물 줄에 매달려 있으므로
소금꽃 무거운 마른 손 종일 울려가며
찢긴 그물을 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