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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年日記

老年日記76 - 손금

by 담채淡彩 2025. 2. 26.

老年日記76 - 손금/담채

 

한번은 돌아보아야 할

내 생의 지도地圖

경계만 있을 뿐 길은 보이지 않는다

 

언젠가는 쌀을 씻고

삽자루를 힘껏 감아쥐어야 할 내 손바닥에 

미로처럼 그어진 금

 

깊게 파인 도랑을 따라

고요한 것들이 흐른다

 

대나무처럼 치켜 올라간 두 운명선과

멀리 휘돌아 내린 생명선과

숱한 칼날을 받아낸 듯

잔금 많은 내 손바닥

 

언젠가 나에게

마음 고생 많이 하겠다는 말을 한 사람이 있었다

 

아직 누설되지 않은 운명이

비문처럼 남아 있는 긴 강

 

우리는 지상에서

가난한 새처럼 살다가 하늘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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