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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年日記

老年日記74 - 삽

by 담채淡彩 2025. 2. 26.

老年日記 74 - 삽/담채

 

공사판 모래 더미 위

삽 한 자루 꽂혀있다

 

젯밥 위에 꽂힌 숫가락처럼

푹,

 

여긴 삶이라는 현장

모래에 처박힌 삽날은 점점 더 꼼짝달싹 못하고

몇 겁을 다시 태어나도 그 피는 그 피

 

죄를 받아먹으며 자란

슬픈 직립

 

한 번 박히면 일생인

저 형벌의 길

뼈마디를 깎는 적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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