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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그렇게 산 날들이/담채*

by 담채淡彩 2023. 1. 17.

그렇게 산 날들이/담채

 


처음 만나던 날
코스모스처럼 하늘거리던 당신
아직도 선명하다

지금은

다시 오르지 못할 山을 추억하는 일,

 

당신은 언제나 처음처럼 빛날 줄 알았는데
한바탕 꿈을 꾸고 나니
할머니의 시절이 왔다고 한다

자식들은 한때 엄마가 소녀였다는 사실을 믿기나 할까

사는 내내 당신은
빛을 등지고 있었다
작은 평화 같은 식탁 위에 맛있는 음식을 두고도
한 번도 먼저 수저를 댄 적이 없었다

돌아보면

그렇게 산 날들이 수없이 보태져서  

당신의 魂을 더 고독하게 했을 일이다

 

지금은

주근깨 꽃밭이나 헤치며 도솔천으로 가는

꿈이나 꾸고 있을 당신

함께 늙어줘서 고맙다, 백발이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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