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담채
벼가 익는다
낮은 물에 발 담그고 벼가 익는다
빈 그릇에 메아리 지는 허기를
수수 만 년 뜨겁게 덮어온 저 이삭들
저 이삭들이 한 사발 흰 쌀밥으로 내 앞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비바람 지나갔으랴
삼복염천의 정수리를 가장 오래 걸어온 기도들이
들길을 되짚어 돌아오는 아침
뜨겁고 망극한 밥 한 그릇이
나를 주저 앉힌다
벼가 익는다
낮은 물에 발 담그고 벼가 익는다
빈 그릇에 메아리 지는 허기를
수수 만 년 뜨겁게 덮어온 저 이삭들
저 이삭들이 한 사발 흰 쌀밥으로 내 앞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비바람 지나갔으랴
삼복염천의 정수리를 가장 오래 걸어온 기도들이
들길을 되짚어 돌아오는 아침
뜨겁고 망극한 밥 한 그릇이
나를 주저 앉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