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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詩

by 담채淡彩 2017. 5. 15.

 

 

/담채

 

벼가 익는다

낮은 물에 발 담그고 벼가 익는다

 

빈 그릇에 메아리 지는 허기를 

수수 만 년 뜨겁게 덮어온 저 이삭들

 

저 이삭들이 한 사발 흰 쌀밥으로 내 앞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비바람 지나갔으랴

 

삼복염천의 정수리를 가장 오래 걸어온 기도들이 

들길을 되짚어 돌아오는 아침

 

뜨겁고 망극한 밥 한 그릇이

나를 주저 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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