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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詩

솔새 - 내 사랑 안면도安眠島

by 담채淡彩 2020. 7. 4.

 

솔새 - 내 사랑 안면도安眠島

                                        /담채


노역의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개미가 죽은 매미의 허물 속에서 길을 찾아 헤매고 있다
풀이며 꽃이며 나무며 무쇠 날
에 쓰러진 자리마다 사람의 집이 생겨나고 길이 생겨나고
천년을 걸어온 발짝들이 간 곳 없이 사라져간다

어느 돌은 여기
어느 풀은 저기

뿌리가 뽑힌 적송赤松들이 짐차에 실려 섬을 떠난다
숲과 개울과 언덕의 뿌리들이 제 몸 찾아 술렁이는 밤,
바다는 아직도 추억이 아름다운 사람을 위하여 잠들지 못하고 수백 년 해풍에 머리 빗고 빗물에 몸을 씻던 소나무
한 그
루 또 쓰러진다

낮게 내려앉은 하늘과 구름의  비좁은 간극에서  
우뢰 우는 소리가 들린다

둥지를 잃은 솔새가 영영 돌아오지 않을 듯 동네 몇 바퀴 돌다가 솔숲을 떠난다 일만 번의 계절을 살며
스스로 풍경이 된 이름들, 구슬픈 손목으로 들어올린 꽃과 나무와 모래와 숲과 썪지 않을 그리움
다 어디로 떠나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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