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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詩

수덕사修德寺*

by 담채淡彩 2023. 1. 4.

수덕사修德寺/담채


하늘에 구름 몇 점
대웅전 큰 마당
염불에 익은 가랑잎 빈손으로 흩어진다


딱히 불지 않아도 좋을 바람이
흩어진 낙엽을 한쪽으로 쓸고 간다

만공탑滿空塔* 그 아래

머리 숙인 사람들

지은 죄
또 지을 죄
분리 없이 빌고

돌부처 머리 위
겁 없는 산새
극락의 길 멀고 멀다

뚫린 허공 사르며
한 조각 구름처럼 세상을 벗어나는
비구니 목탁소리


몇 겁을 건너가
말言이 되려는가

* 1947년 충남 예산 수덕사에 세운 滿空스님 추모탑

1991.11.


note
나는 절마당에 서서 가장 조용히 흘러 안식을 얻는 구름의 침묵을 본다.
세상을 한 뼘 더 자라게 하는 목탁소리가 하늘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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