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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2022.08.09. - 비雨*

by 담채淡彩 2022. 8. 9.

2022.08.09. - 비雨

 

밤사이 많은 비가 내렸다.
서울의 한복판에 80여 년만의 기록적인 폭우롤 쏟아부었다.
노모와 딸과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살피고
잠시 소강국면에 든 09시경 아내와 함께 아침운동을 나갔다.

두 시간 가량 걷고 집에 오니 비피해 소식으로 난리다. 
현직에 있을 당시 충남 부여지방으로 피해복구 지원을 나간 일이 있는데
백마강 주변의 전봇대 꼭대기에 베어놓은 볏단이 걸쳐있는 걸 보았었다. 

그때를 떠올리며 빠른 복구를 기원하는 지금,
밖에는 아직도 비가 내린다.
몇날 며칠 젖은 땅 위로 또 비가 내린다. 

 

비雨 - 2011 여름/담채

무장 무장 비가 내린다
거리는 물바다가 되고
곡식은 물벼락 뒤 태풍으로 생장점을 잃었다
살아있는 것들은 시험에 들고
지상에서 쏟아낸 눈물이
다시 비가 되어 지상으로 쏟아진다
40주야 비가 내리면 노아의 홍수가 오고
40주야 비가 내리지 않으면 사막이 된다
비를 내려 물로써 심판했던 노아 홍수 후에도
인류는 살아남았으나
비극적으로 빙하기 얼음이 녹아내린다
언젠가는 화성의 봄을 찾아
우주의 밀밭을 찾아
지구를 떠나야 할 때가 온다

나무에게도 풀포기 하나에게도 이주의 꿈이 있다

安眠島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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