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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 위에서 67 - 가족사진*

by 담채淡彩 2022. 9. 22.

              아버지(중앙) 그 옆으로 어머니와 우리집을 방문하신 외조부

                   그리고 지금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동생들이다.

                               -1959년 구정무렵-

 

길 위에서 67 - 가족사진/담채

 

돈을 벌지 않아도 되는 나이

명예를 탐하지 않아도 되는 나이 

그리하여 무사하게 무료한 날

오래된 사진첩을 꺼내본다

 

60년도 더 지난 지금

가족이란 한 묶음이라고

슬픔도 함께하겠다고 여전히 한 자리에 묶여있다

태산 같은 아버지를 중심으로 가난했던 가족들이 몇 년만에 찍었을 사진 한 장

그때는 가난도 평등했다

 

그때의 마음은 얼마나 순한 것이었으며

그때의 다짐은 얼마나 작은 것이었으며

그럼에도

그때에 허락된 시간은 얼마나 반짝거렸는지 

 

그리워 흐느끼는 날

가슴에 쌓아놓은 돌담이 무너져 내리면

우리는 언제 작별에 익숙해지려나

 

세월의 그림자가 커서

오늘도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별연습을 해두는 게 좋다    

 

 

202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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