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自畵像/담채
언젠가는 필시 별들이 데려갈 내 生이
마냥 누추하여 미안했다
슬프고 깊은 눈
어탁을 뜬 듯 얼룩진 얼굴
흥건한 노을에서 수만 마리 물고기 떼 우글거린다
오래 마른 씨방처럼 까만 씨앗들이 쏟아질 듯
위태한 生의 후미
한 시절 꽃무늬 바람 같고 구름 같다
알 수 없는 형상으로 저물도록 남아있는 이름들
높고 외롭고 아름다웠다
잠깐 번쩍거린 사랑도
스쳐간 인연들도 지친 무릎 위에 쌓이리니
길 위에서 내 그리움은
이것으로 충분하였다
20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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