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중앙) 그 옆으로 어머니와 우리집을 방문하신 외조부
그리고 지금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동생들이다.
-1959년 구정무렵-
길 위에서 67 - 가족사진/담채
돈을 벌지 않아도 되는 나이
명예를 탐하지 않아도 되는 나이
그리하여 무사하게 무료한 날
오래된 사진첩을 꺼내본다
60년도 더 지난 지금
가족이란 한 묶음이라고
슬픔도 함께하겠다고 여전히 한 자리에 묶여있다
태산 같은 아버지를 중심으로 가난했던 가족들이 몇 년만에 찍었을 사진 한 장
그때는 가난도 평등했다
그때의 마음은 얼마나 순한 것이었으며
그때의 다짐은 얼마나 작은 것이었으며
그럼에도
그때에 허락된 시간은 얼마나 반짝거렸는지
그리워 흐느끼는 날
가슴에 쌓아놓은 돌담이 무너져 내리면
우리는 언제 작별에 익숙해지려나
세월의 그림자가 커서
오늘도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별연습을 해두는 게 좋다
202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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