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自作詩

겨울역*

by 담채淡彩 2022. 11. 2.

겨울역/담채

 

 

종로5가, 

눈물의 바람꽃 옆구리에 피는

지하도 바닥

 

독한 추위를 바르고 한쪽에 몰린 사내가

빈 박스를 덮고 모로 누워있다

 

막차가 지나가는  

태양계에서 가장 먼 끝

피폐한 삭신에 횡행한 겨울 바람의 칼침이 꽃힌다

 

산다는 건

천상의 기도 같은 것

따로 풀어야 할 화두도 없다

 

숨소리조차 세상을 피한 듯

조용한 저 사람

 

세상에서 따로 나 앉은 듯

미동도 없이 목숨 끈을 잇는다

 

 

***

 

며칠 후면 구정이다.

태양계에서 가장 먼 끝,

추운 곳에 놓인 사람들에게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기를 기도하는 겨울밤이다.

이순간에도 생명 있는 것들의 간절한 번뇌가 부디 외면당하지 않기를 바라며 쓴다.

 

'自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머니와 창세기*  (4) 2022.11.05
연변 아가씨  (0) 2022.11.04
갯마을*  (0) 2022.11.01
그럭저럭*  (8) 2022.11.01
길 위에서 65 - 유전遺傳에 대하여*  (4) 2022.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