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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詩

겨울 덕수궁에서/담채

by 담채淡彩 2024. 3. 22.

 

겨울 덕수궁에서/담채

 
 

황홀한 시작과
쓸쓸한 최후가
둥그런 돌담 안에 멈춰있다
 
아직도 천둥소리 마른번개 번쩍이는지
蒼然한 경내를 황급히 벗어나는
한 무리 새떼
 
백 년
이백 년
오백 년
飛龍의 금물결 아득히 흘려보내고도 여전히 찬란한 물결
 
南柯一夢을 바라보는
나무와 풀과 저 높은 돌계단 하나하나
무엇을 내리며 긴긴 시간의 물거품을 휘젓고 있는가
 
오늘도 구름은 저를 허락하여 바람의 방향으로 흘러가고
이 땅이 한 바퀴를 돌 때마다 뜨고 졌을
무수한 일출과 일몰
돌아올 데 없는 빛과 그림자 어디에 닿고 있는가
 
먼 데서 佛頭花 꽃잎 피었다 지고
한 치 앞 저승 쪽에서 또 다른 윤회가 걸어서 오는
천지간 한때
 
우리가 가고 온 길
다 지우는 눈보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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