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疑問/담채
아내는 죽어야 많이 타는 생명보험에 꾸준히 돈을 붓고 있다
죽은 후에도 돈이 필요했던 걸까
아내는 고단한 삶의 등에 짐 하나를 더 얹었다
알에서 깨어나 열심히 살아온 개미들이 좁은 마을길을 일열로 횡단하고 있다
누군가의 발바닥이 지나간 자리마다 죽은 개미들이 무더기로 으깨져 있다
부지런한 저들은 왜 생명보험을 간과했을까
오늘도 어제처럼 살고 내일도 오늘처럼 살 게 뻔한 아내가
죽어봐야 알 수 있는 일에 없는 돈을 꼬박꼬박 붓고 있다
1998.05
묵상黙想/담채
눈 감으면
어떤 것은 안 보이고
어떤 것은 더 잘 보인다
아, 오늘도 하루 해가 다 갔구나
永遠에 실패한 것들이
바람 속을 간다
2024.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