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머리에/담채
여기 있는 글들은 적막한 길 위에서
세월에 긁힌 빗금들을 마음 가는대로 적은
일기 같은 기록이다
이미, 歲月 저 편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떠난 것이 많으나
곤고한 길 위에서 시시각각 울어대던 꿈과
아직 내 안에 고스란히 남아
이루 말할 수 없는 격랑으로 일렁이는 것들이다
그리 말자 하면서도
끊임없이 반란했던 마음과
성실하게 默想하지 못한 날들까지도
앙상한 그리움으로 놓여지기를 바란다
너무 오래 한 곳에 머물면서
대접받기를 바라지 않으매
항상 꽃을 피우지 못한 罪에 소스라치며
나는 지금
가장 낮고 아름다운 지상의 자리에 서서
하늘 아래 내세울 것 없는 나의 歲月을
돌아본 것이다
후일, 여기 미천한 思惟들이
가까운 知人들과
행여 子息에게 읽혀졌으면 좋겠다
2011.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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