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14 - 문득/담채
인생의 계곡을 지나온 기억이 재생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영원한 시간의 강을 헤엄치고 있으며 나는 그 강물을
따라 어디든 흘러가야 한다.
지금 96세 老母는 安眠島에 혼자 계신다.
젊은 요양보호사의 시간제 보호를 받는 노모께
아침마다 문안 전화를 드리는데 보호사 아줌마가 열무물김치를
맛있게 담았다고 좋아하신다.
나는 늘 하던 대로 돈 아끼지 말고 맛있는 거 자주 사 드시라고
당부를 드렸다.
그리고는 9살과 5살인 두 증손자가 야외에서 자전거를 타고
노는 모습과 손자가 생일상을 받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요양사의 폰으로 전송하여 어머니께 보여드릴 것을
부탁하였다.
이 사진을 보며 즐거워하실 노모의 주름 많은 얼굴이 떠오른다.
노모께서도 신형 핸드폰을 쓴다면 이럴 때 좋으련만 구식 폴더
핸드폰으로 걸려오는 전화만 받을 줄 아신다
다시 온 여름을 지나가며 폭서에도 전기료 압박으로
방안에 놓인 에어컨을 구경만 하고 계실 어머니가 서쪽 하늘을
가로질러 떠서 날아온다.
2022.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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