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30 - 반성反省/담채
똥파리 하나 국사발 위로 빠르게 지나간다
똥이나 떨어뜨리지 않았는지 내심 껄껄하다
꽃 피고 새 우는
이 아름다운 世上
함부로 지나온 내 발자국
세상 한 모퉁이를 얼마나 얼룩지게 했을까
세상을 끌고 가는
죄 없는 것들
내 얼룩 지우며 무릎이 닳았으리
詩를 쓰면 내 몸에서 향기가 날까
금동반가사유상처럼 全生을 좌선하면 내 몸에서
꽃이 필까
살아온 만큼 세상을 거꾸로 흘러도
죄송스런 내 얼룩 지워지지 않으리
1990.12
'길 위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벼이삭을 바라보며* (0) | 2022.07.17 |
---|---|
남은 生이 얼마나 가벼우면* (0) | 2022.07.17 |
길 위에서 17 - 오늘을 지나며* (0) | 2022.07.15 |
장미* (0) | 2022.07.01 |
미역국* (0) | 2022.0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