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51 - 그리운 날 / 담채
거기서는 여기를
여기서는 거기를 그리워한다
산다는 일이 그러려니 싶었는데
사라진 것들의 뒤에서 우리는
잠시 허둥거린다
나이가 들면 어느덧 인생은 없고
드문드문 낯선 그리움 몇몇 걸치고 있을 뿐이다
그리운 날과
그리운 소리만 들린다면
당신은 老年이다
길 위에서 52 - 습관이 길을 만든다 /담채
사람은 길들여 진다
입맛이 그렇고 地名이 그렇고
세상으로 향하는 나의 窓이 그렇다
언제나 좋은 것과 싫은 것을
구별해 낸다
가난한 날의 식탁을 잊지 못하고
왜 내 고향은 특별한가
사랑은 왜 꼭 그 사람이어야 하는가
완고한 因習의 벽
습관이 길을 만들고
우리는 자신이 다니는 길을 편애한다
길 위에서 53 - 부활의 전조/담채
부활의 전조가 일면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한가지
언어로 통한다
북미 인디언들에게는 ‘종교’란
말이 없다
일상의 삶이 종교가 되고 그 자체가 신성함이다
예수村, 석가村, 회교村
이 모든 마을들의 왕래가 자유로운 날
그날이 오면
삶과 죽음의 경계가 사라지고
마침내
神과 내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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