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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봄마중

by 담채淡彩 2024. 3. 13.

봄 마중/ 담채

 

 
다시 오는 봄,
사연 많은 이 땅에서 나목으로  서 있던 나무들은
순을 밀어내기 위해 묵상에 들었다

 

지나간 겨울은 춥고 길었다
바라보기만 해도 우울과 고뇌가 전속력으로 가라앉는 

꽃을 만나기 위해
나는 관찰자가 되어 있다

 

미세먼지 지나는 3월 아침

오늘은 바람이 계란처럼 순하다


겨울  동안 혹한에 떨다가 꽃 먼저 밀어내던 목련 나무는
花信의 전령사처럼 봄소식을 알릴 것이다
 

밤이 짧아지고 있다
햇살과 바람과 소생을 염원하는 내 마음이

봄을 데리고 온다 

 

2024.03.14

 

 

note
 
불가사의한 자연의 치유력으로 시간이 흐르면 다시 태어나는 계절의 왕은 단연 봄이다.

보통은 1㎡의 밭에 7만5천개의 풀씨가 잠자고 있다는데 물과 온도가 적합해도

햇빛을 못 보면 싹을 틔우지 않고 땅속에서 10년~20년을 기다린다고 한다. 

그 씨앗들이 때를 알아서 싹을 밀어내는 계절이 봄이다.  

산꼭대기 암벽을 타고 넘으며

냉이는, 달래는 저 아득한 지상에서 뾰족뾰족 싹을 내미는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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