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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詩

사릿날*

by 담채淡彩 2023. 1. 10.

사릿날/담채


오늘은 사릿날*
달이 이렇게 바다를 사모하지 않았다면
포구는 적막했을 것이다

이제 막, 포구에 닿은 만선 몇 척
난바다 배 타고 떠난 젊은 아버지들 반 년 만에
한 번 돌아오는 날이다

꽃들의 시간은
계절 밖을 떠돌았을 것이며
외로운 등불 하나 둘 켜지는 후미진 갯마을
앞집에서 전을 부치고
뒷집에서 고기를 굽는다

이 섬 어딘가에
태어나지 않은 별들이 숨을 얻는 시간

아무래도 오늘은 사릿날
보름달처럼 몸 깊은
젊은 아낙
긴 기다림의 끝에서 빛의 가루가 흩어진다


* 매달 음력 보름과 그믐날 달의 인력이 커져
조수가 가장 높게 들어오는 날.


note


칠월 초 사릿때가 되면
난바다 배 타고 떠난 젊은 아버지들 한 달 두 달, 또는 반 년 만에 한 번 돌아오는 날이다

안면도 창기리에 속한 "황도"라는 작은 섬은 지금은 육교가 이어지고 "붕기풍어놀이"로 유명한 섬이다.
예전부터 어민들이 주를 이룬 이 섬에는 아직도 동갑내기가 많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생일날짜가 비슷비숫한 사람들이 모여산다. 사릿때의 선물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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