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를 바라보는 서쪽의 시간/담채
무언가 소멸하고 무언가는 살아오는
이 시각,
빛과 어둠은 한시에 생겨나고도 두 몸이다
오후 한 시에서 두 시 사이
한낮의 현기眩氣 속으로 훅 빨려든
순간,
깨진 보도블록 위 날개 찢긴
나비 하나
실바람 한 자락이 찢어진 날개를 밀어 올리고 있다
낮의 거리에서는 소음만 통음되므로
사람들의 마음은 바스락대지 않는다
오후 여섯 시와 일곱 시 사이
추운 곳에서 추운 곳으로 향하는
새들의 이동 경로
새가, 나를 닮은 새가
바람과 일렁이며 구름 따라 간다
얇은 추위에 몇 겹의 추위가 달라붙고
눈물 반 울음 반
지나온 길 위에
몇 겹의 추위가 달라붙어 있으리라
해가 천천히 서쪽을 향해 돌아설 때
새의 행로가 경계를 넘어
죽음을 벗어난 세계로 이어지고 있다
2025.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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