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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통점 외

by 담채淡彩 2025. 2. 15.

통점/담채

 

받아든

금 간 시간

무량 꽃 다 날린 뒤 이파리 받아 펴며

적적한 한밤의 외길이다

뉘 울음인지 몰라

가슴에서 그친

이 아픔

가만히 바라보면

수묵빛 그늘이다

서늘하게 고여있다

 

 

note

 

이제는 날마다 지속되는 복통이 무섭다.

현대의학으로도 치유가 되지 않는 것을 알고부터

얼마 전부터 헬스클럽에 매달렸다.

3시간 정도 기구운동을 하며 땀을 쏟아내고 있지만

차도가 없다.

 

心思를 알 길이 없다.

사는 것이 모래 벌판에 길을 다지는 일이란 말이 생각난다.

참으로 많이 걸어왔다.

끝도 없는 길을 걸으면서 나는 꿈을 심기만하고 잘 가꾸지를

못해서인지 내 꿈은 아득한 세월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럼에도 나는 나의 아무것도 세월과 바꿀 생각이 없어

내가 꿈꾸는 것들을 물어 본 적도 없다.

그러나 묻고 싶어진다.

우리의 모든 길은 어떻게 圓을 그리다 다시 그 자리에 숨 쉬게 되는지......

 

다시 봄이올 것이므로 봄의 시를 쓰고 봄의 언어를 생각할뿐

나를 스쳐가는 계절은 이번 생에서도

먼 나라의 생에서도 기억의 밖에서 떠돌게 될 것이다

 

 

근황6/담채

 

 

그림자를 앞세우는 날들이 잦아졌다

캄캄한 지층으로 몰려가는 가랑잎들

골목엔 눈자위 검은 등불 하나 켜진다

잎 다 지운 느티나무 그 밑둥에 기대면

쓸쓸히 저물어간 이번 생의 전언이듯

어둔 밤 몸 뒤척이는 강물소리 들린다

몸 아픈 것들이 짚더미에 불 지피며

뚜렷이 드러난 제 갈비뼈 만져볼 때

맨발로 걷는 하늘엔 그믐달이 돋는다

젖 물릴 듯 다가오는 이 무형의 느낌은

흰 손으로 덥석 안아 날 데려갈 그것은

아마도, 오기로 하면 이맘쯤일 것이다.

 

 

note

 

살아가는 일은 바닥이 없는 갈증이다.

그래서 수시로 우물을 찾게 된다.

그 우물은 일찍이 누군가가 다녀간 우물이다.

쓸데없는 구름 몇 점

드문드문 허기져서 떠 흐르는 그 우물

심심해지면 고요 밖에서 한눈 팔 듯이

내 몸을 비춰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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