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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2024.04.20

by 담채淡彩 2024. 4. 20.

 

2024.04.20/흐리고 비

 

흐린 아침 시간이 지나가 살짝 봄비가 온다.

우산을 쓰고 지하철 부근을 지나다가 비에 젖은 보도블럭에 앉아 있는

40후반의 남자를 발견하고 그냥 지나쳤다.

불과 몇 미터 쯤 지났을 때 언뜻 비친 그의 모습이 눈에 밟혀

다시 그의 앞으로 되돌아섰다.

흠뻑 젖은 바지가 걷어 올려 진 양 다리에 깊은 화상을 입은 흔적이

몹시도 험했다.

그 다리 앞에 놓여 있는 양재기 안에 오천 원을 넣어주자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울음 섞인 목소리가 반복해서 들려왔다.

 

아침 나절  가벼운 걷기를 하고

집에 와서 실내자전거 40분을 타고 나니 비가 오기 시작했다.

일찍 걷기 운동을 마치기를 잘했다.

 

어제 의대생 2천 명 증원과 관련하여 총리께서 정부입장을 발표했다.

증원의 50%에서 100%까지 신입생을 모집하도록 각 대학에 자율권을 주겠다는 내용이다.

 

의대 2차인 외손녀가 있다.

겨울방학 이후 아직도 개강을 못하고 있는데 이번 발표로

수업이 정상화되었으면 좋겠다.

 

의대생 대부분은 학교 인근에 숙소를 마련해야 수업속도를 따라갈 수 있다는 특성상

외손녀도 학교 인근에 월세를 얻어놓고 개강과 무관하게 살지도 않는 집에

매월 80만원의 집세가 나가고 있다.

겨울방학 이후 언제 정상화될지 모르는 개강을 기약도 없이 기다리는

딸과 외손녀 마음이 무거을 것이다. 

 

오늘도 세간에서 바람이 불어온다. 

눈부신 햇살이 창으로 들거나 촉촉한 비가 오거나 봄이면 반복되는 일인데

노년이라는 감성이 그런 일상들을 부드러움으로 바라보게 하는 것 같다.

 

 

 

길 /담채

 

길의 은총은

고통과 축복이 함께 가도록 한 것이다

길 위에서 만난 눈물을 잠시라도

위로하는 일은

당신의 길 위에

한 그루 온정의 나무를 심는 것이다

먼 곳을 떠날 때 배낭을 챙겨가듯

길을 나설 때

따뜻한 마음을 챙겨서 가라

우리가 가지 않은 길은 모두가 같은 빛깔이나

지나온 길은 모두가 풍경이 다르다

짧은 당신의 길 위에

사랑과 온정의 나무가 푸르다면

지상에서 가장 오래 남을

길을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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