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글, 詩作 note32 마음 꽃* 마음 꽃/담채 사람과 사람 간에는 단 한 번의 눈맞춤으로도 억겁을 드나드는 인연으로 얽혀있다 한 그루 나무를 가꾸듯 인연을 귀히 여기는 일은 사람의 숲에서 새들이 노래하고 가지마다 꽃을 피워 열매를 맺게 하는 일이다 몇 번이나 서로 다른 꽃들이 피고 지고 서로 다른 생각들이 圓을 그리는 사람의 숲에서 마음과 마음으로 피워낸 꽃은 바람이 불어도 낙화의 염려가 없을 일이다 2020. 6. 10. 갑사에서 길을 묻다- 풍족하나 늘 가난한 도시의 생활이.... 영혼에 대한 무지로 사는 내내 머리가 아팠다... 니르바나* / 이재흔 -갑사에서 길을 묻다- 나의 마음속으로 나 있는 오솔길을 따라 서쪽으로 10만억 나라를 지나면 있으려나, 마음이 고요히 있지 못하는 날, 속세의 주말을 빌려 푸른빛 나무 사이로 열린 길을 따라 나 무작정 계룡산으로 향했네 도회지의 소란했던 마음들이 산문입구까지 나를 따라와 한동안은 속세의 고집과 아집을 무겁게 안고 올라갔었네 푸른 산 빛 나무사이로 갑사의 대웅전이 버선발로 나를 반기고 허공 저쪽, 풍경이 흔들리는 맑은 하늘에서는 오욕을 벗은 흰 구름들이 양떼처럼 평화로이 풀을 뜯고 있었네. 고요한 갑사 안쪽 요사채에서 간간히 들려오는 웃음기 밴 목소리들은 하나같이 석가모니불의 그 미소를 닮아있.. 2020. 5. 1. 수덕사修德寺(1)* 수덕사修德寺 2/담채 뇌우 지나간 산기슭 견성암見性庵* 염불소리 산마루 넘어간다 꽃비로 흘러내린 찰나의 이름들, 한 잎 두 잎 꽃잎 떼며 산마루 넘어간다 스스로 가슴 열어 짐으로 얹힌 인연 부처 앞에 사르고 먼 반야의 길 무릎으로 가는 비구니 분골 삼백사십팔계** 으서지며 으서지며 부처님께 가고 있다 母川에 돌아온 연어가 몸을 벗듯 생멸의 길 덜며 덜며 부처님께 가고 있다 세상은 아직도 이별이 자주 오고 무위의 약속들 끝없이 흘러가는 데 산새 다녀간 숲의 길에 고요만 깊다 * 충남 예산 德崇山 修德寺 비구니 수련장. ** 비구니가 넘는 348목 계율 2019. 2. 19. 歸家* 귀가歸家/담채 빈손으로 돌아가도 좋은 길 아무 것도 아닌 것이 타오르며 가는 길 비옷 같은 하루가 저린 등을 데리고 저녁밥 먹으러 가는 길 夕陽의 기도소리를 안고 길 모퉁이 돌고 돌아 서둘러 가는 길 2018. 11. 16. 달팽이처럼 달팽이처럼/담채 천천히 가보자 삶이여 굽이굽이 바닥을 스미며 길을 가는 동안만 우리는 사랑을 한다 반나절에 한 걸음 한나절에 한 걸음 푸른 잎새의 길을 숙독하며 걸음을 떼는 달팽이처럼 천천히 가보자 천천히 가보자 삶이여 1998.10 2017. 10. 27. 가을밤(3)* 가을밤(3) /강성백 백 송이 꽃을 피운 구절초 옆에서 귀뚜라미 밤새 운다 다리 하나 부러지고 날개 하나 찢어지고 그러고도 마파람 등지고 밤새 운다 수척한 은사시나무 숲이 마르다 마르다 헝클어지는 밤에 그대여 어느 그리움에 무릎 꿇고 있는가 2003.10 安眠島에서... 2017. 10. 15.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