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老年日記54

老年日記 - 삶과 통증 老年日記- 삶과 통증/담채  왜 나만 괴롭고, 왜 나만 힘들고, 왜 나만 아파야하느냐고 삶을 내려놓고 싶을 때마다 일기장이 찢어지도록 힘을 주어 하소연을 했다. 오래도록 나무로 서 있었다.사방으로 가지를 뻗었으나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을 잡을 수 없었다. 해는 져서 어둠은 짙건만 걸음을 뗄 수 없는 시간들이 두툼한 낙엽으로 쌓였다.  인생의 계곡을 지나온 기억이 재생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오늘도 영원한 시간의 강을 헤엄치고 있으며 나는 그 강물을따라 어디든 흘러가야 한다.  2025.02.10   note 복통이 심히다. 원인을알 수 없으니 더 많이 아프다.내일은 괜찮겠지내일은 괜찮겠지pc앞에 앉아 오랜 복통과 싸우고 있다. 오늘도 병원예약이 되어있다.차도 하나 없는 애매한 치료를 받기 위해풍경이 숨 .. 2025. 2. 10.
老年日記 - 좁은 방 老年日記 - 좁은 방/담채 최소한의 외출로 이번 겨을을 지낸다나만의 공간은 어둡고 좁지만 나는 이 공간을 좋아한다  침묵과 외로움까지 갖춘 그 공간의 규칙과 행복이 편안하다고독은 바람으로 불어오고, 나는 점점 더 침묵 속으로 파고든다그렇기에 다른 사람의 마음에 들어간다는 게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햇빛이 싫어 숨은 대가는 사색(思索)과 현기(玄機)다작은방 낡은 의자에 오래도록 앉아 있었다삐걱삐걱 의자가 소리를 내면 낡은 내 뼈들도 뚜둑뚜둑 화답을 한다   가끔 세상이 믿기지 않아 눈을 비비고 다시 볼 때가 있다그때 반짝하는 건 무엇인지, 빛을 골고루 쏘여주려고지구는 돌고하느님을 증명하느라행성은 일제히 태양을 향한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순간의 착각이나 망설임 같은건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다 너라고, 다 나.. 2025. 2. 9.
老年日記 - 삶이 가는 길 老年日記 - 삶이 가는 길/담채 꿈꾸던 미래에 와 보니, 돌아갈 곳이 없어진 기분이다 이상하다. 이상함 속에서 이상하고설움 속에서 이상하다 시간이 흐르면계속해서 미래가 들이닥친다나는 미래에서 밀려나는 동시에 자꾸만 미래로 간다 무얼 더 버려야 하나 보다삶은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인가 내가 본 풍경들은 한 번도 내 것인 적이 없었고내 감정들조차 어쩌면 한 번도 내 것이었던 적이 없었을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많은 것들을 다짜고짜 마음에 집어넣고 산 것 같다  가볍게 날아보고 싶다인간이라는 신발은 날마다 무겁고 날개는 늘 구름만큼 멀다 아침은 번번이 나를 세상에 내팽개치고아침마다 나는 그 사실에 어쩔 줄을 몰라 한다나는 그 비밀을 매일매일 알고 싶어 한다 2025. 2. 7.
老年日記 - 2025.02.06 老年日記 - 2025.02.06/담채 나 자신의 존엄을 지켜준 건 “너는 일어날 거야” 라는 말과 눈처럼 하얀 하늘이었다 나는 우리의 生이 이와 같은 것이라고 여겨왔다그리고 어딘가에는 존재하는 것, 그것들을 부르고 싶었고 그게 生이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누구든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큰 영향력이 없을 수도 있다하지만 나는 그게 우리의 생이 가지고 있는 찬란함이라고 생각한다모든 것이 전부 소멸하더라도 그 쓸모없는 찬란함은 오히려 고유의 빛을 내며 말할 수 없는 것들을 밝혀줄 것이다 엊그저께 쓴 일기를 본다나는 약간 죽어 있는 것 같다고 썼다       불행의 무게를 재고 싶을 땐 글을 썼다가끔은 심장이 너무 무거웠다. 2025. 2. 7.
老年日記 - 독방에서... 老年日記 - 독방에서.../담채 우리가 생을 살면서 체험하는 많은 상황과 경험들의 감정적인 부분은우리의 장부에 씨앗처럼 박히는데어떤 이는 그것을 상처라고 부르고어떤 이는 그것을 꽃이라고 부른다 우주에 편만한 선한 힘들과 내 안에 자리 잡은 생각이 서로 주파수를 맞추고자신의 틈 사이로 손 내밀어 잡아주는 진실의 순간이 반드시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동안 나는 너무 덥거나 추웠고 너무 가볍거나 혹은 무거웠지만도리어 그것이 부족한 성품과 식견 없는 내 삶을한 눈금 성장시키기에 필요한 경험이었다 누군가 詩를 쓴다는 것은 숭고한 몰락이라고도 했다.그러나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구원인지 몰락인지는 몰라도 혼자 구원 받지는, 특히 혼자 몰락하지는 않았으면 한다어딘가에 몰락하는 사람들이 몇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202.. 2025. 1. 26.
혼밥 혼밥/담채 동창들과 여행 떠나사흘째 돌아오지 않는 아내  무럭무럭 늙어버린 아내를 생각하며 동네 식당에서홀로 앉아 밥을 먹는다 동태찌개 한 냄비젓갈 몇 가지 김치 몇 조각 비어 있는 옆자리에 누구라도 앉히고 싶은, 식당 한쪽 다복한 가족으로 보아는 사람들의 수다가 정겹다  먼 不在의 저편창밖으로 질경이 뿌리 같은 이름 하나 흘러간다  때가 되어돈 내고 먹는 밥인데   왜 거저먹는 젯밥처럼 목이 메는가왜  쓸쓸하며 우울한가 2025. 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