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5 - 옥수수 한 됫박/강성백
항상 달랑거리는 통장에서
매월 2만원의 돈이 빠져나간다
아이티 지진 난민에게 가는 것이다
이 소소한 한 푼이 사흘을 굶고 한 끼를 먹는
아이티 까만 눈동자 아이에게
한 됫박 옥수수가루로 전해질 것이다
"오른 손이 한 일을 왼 손이 모르게 하라"
지당하신 말씀 거스르고 쓰는 것은
지구상의 절망과 눈물의 땅에
더 많은 위로가 전해지기를 희망해서다
고요한 물관부를 타고 흐르는
수액 한 방울이 나무를 키우고 숲을 만든다
아무 잘못 없는 아이가 굶어서 죽고
아무 잘못 없이 生死가 갈리는 참혹한 땅에도
은혜가 넘치기를 기도하며 쓴다
* 2010. 06
달리는 고속버스 안에서 이 글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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