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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詩

까치집*

by 담채淡彩 2022. 10. 25.

까치집/담채

 

 

저 막막한 허공에
시렁처럼 걸쳐있는 둥지 하나  
움푹 들어간 옆구리가 춥다

 

창도 없고 기둥 하나 없이 뚫린 지붕 

못질 하나 없이 홀로 선 불멸의 오막살이


쉬임없이 바람이 들었겠다

  
바람과 바람 사이

가슴털을 뽑아 아랫목을 만들고
혹시 내릴 눈과 빗방울의 크기를 계산하여

건축물을 완성했을 것이다

 

지붕을 열어 젖히면 금방이라도

낮달이 쏟아질 것만 같은 둥지

 

잉태를 계획하는 까치가 
種을 위하여 홀로 외롭다 

 

 

 note

못질 하나 없이 홀로 선 불멸의 오막살이,
저 높은 곳에 집을 세운 이 部族들의 건축술이 감탄스럽다. 
바람 속에 터를 잡으며 까치부부는 어떤 의견을 교환했을까.
문득, 새들의 언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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