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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詩

마당을 쓸다*

by 담채淡彩 2022. 10. 22.

마당을 쓸다/담채

 

늙은 감나무 한 그루
일제히 잎을 내린 마당          
백발의 사내가 밤새 어질러진 마당을 쓴다

 

동트기 전 어머니
빈 단지 속 근심을 오래오래 닦아내듯
마른 몸 구부리고 마당을 쓴다

 

간밤 달 별 구름 바람
소리 없이 지나간 마당
죄송스러운 내 허물 무수히 쏟아졌으리

 

내 靈魂의 게으른 손
살아온 날들의 그림자 얼마나 지울 수 있을까

 

애써 나를 쓸어내던 대빗자루
불현듯 고쳐 잡고
내 안을 쓸어내는 아침

 

一生 벗지 못한 누더기 한 벌 
외로움도 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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