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담채
어디까지가 눈물인지
당신의 이마와 당신의 주름과
당신의 쓸쓸한 나이를
나는 세고 있다
먼 곳에선 새가 날고
발밑에선 또 낙엽이 밟힌다
울음으로 채워진 가슴 속에 아직 지난 여름이 들어 있다
어느 몰락한 여왕처럼
이제 상좌上座도 잃고
잔주름만 소슬한
저 마른 잎들의 근심
저만치서 겨울이 온다
가을이 튕겨나간다
2023.11.17
가을이 간다/담채
날씨가 추워졌다는 소식도 내 책임인 듯
송구해지는 날
장엄하게 나뭇잎이 지고 있다
떠나는 것들의 가슴 속엔 예외없이 울음으로 채워졌다
오늘 같은 날은
생로병사의 명제를 속에다 묻어두고
무생물로 살아있는 것이다
쓸쓸한 사람을 위하여
모든 이야기의 끝은 사랑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