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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詩

빨래가 있는 풍경

by 담채淡彩 2023. 11. 11.

 

 

빨래가 있는 풍경 /담채

 

​한번은 정화해야 할 내 생이

가지런히 널려있는 빨랫줄   

 

가난하게 정렬된 옷가지가             

무심코 눈에 밟힌다  

 

쪽바람에도 연신 펄럭이는 

빛나는 저 남루 

 

어제 걸어간 길과 슬픔을 말하는 양말과  

무겁게 지고 나른 짐으로 늘어진 셔츠들

 

구겨지고 늘어진 내 생이 

명상처럼 마르고 있다 

 

 

note

 

폐허를 두들겨 빨면 흰 바람 펄럭이는 성자가 될까.    

젖은 것들이 마르는 계단, 바지는 아픈 무릎을 안고 펄럭이고 늘어진 셔츠는

아픈 등을 감싸안고 펄럭인다. 

오래  걸어온 양말은 지나온 길과 가야 할 길을 말하며 마르고 있다.

구겨지고 늘어진 내 생이 바람 속의 야생화처럼 태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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