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 담채
사모하면 더 깊어지는 적막강산
언 땅에 또 눈이 내린다
묵상 중인 나무는
추위 속에 엄숙하고
들꽃의 뿌리들은
바람 속에 후대를 맡겼다
온 길도
간 길도 없이
육천 자로 깊어가는 풍경들
나는
罪를 덮는
한 마리 짐승
2016.01
그리움도 눈처럼 온다 /담채
생각이 많은 날에는
그리움도 눈처럼 온다
먼 시간을 건너서 오는 그리움은
가장 추운 곳을 파고드는 바람과도 같다
너무 곱씹어 단물이 다 빠져버린 것을
삶으로 답해햐 하는 이 일은 얼마나
질긴 죄목罪目인가
생각이 많은 날은
그리움도 눈처럼 온다
2023.12.11.
* 아직 이른건가?
올 겨울엔 좀처럼 눈이 오지 않는다.
깨끗하고 흰 것이라 곧 사라질까 눈이 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