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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詩

내 딸 시집을 간다*

by 담채淡彩 2018. 12. 10.

내 딸 시집을 간다/강성백

 

 

내 딸 시집을 간다

분홍 저고리 청치마 아내

오장육부 따라간다

제 어미가 나를 만나 母港을 떠나왔듯

먼 곳에 있는 마음 하나를 향하여

슬하를 떠난다

제 손으로 꽃 모가지 하나 꺾어보지 못한 것이

아이를 낳고

밥을 안치고

된장국 간을 맞추며

한 가계를 이어갈 것이다

숨찬 눈부심 삭여내며 부모를 떠나야

비로소 완성이 되는 盛婚

훗날 두 사람 온전하거든

눈이나 펑펑 내려라

삼백 예순 날 꽃잎 날리며 살아라

 

 

* note

 

한 해를 걸어온 사람들이 다음역을 기다리며 서성이는 12월

도심의 예식장 주례사는 짧고 붉은 카펫이 정갈하다

나는 자식을 놓고 또 하나의 삶을 실험대 위에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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