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江/담채
한때,
지게는, 내 등에 접골된 뼈였다
木質의 단단한 이질감으로, 내 몸의 일부가 된
등뼈...
- 김신용 환상통幻想痛 전문
이 詩가 자꾸 생각나는 것이다
젊어부터 청계천에서 지게질 하나로 삶을 지탱한
어느 지게꾼이 각혈하듯 쓴 시다
그는
노동하며 밥 먹고
노동하며 꿈을 꾸고
노동하며 새끼 낳고
노동하며 詩를 썼다
울고 싶은 날에도
벚꽃 만개한 날에도
지게와 함께였다
이 지게의 슬하는 다섯 식구,
소슬한 한 가계의 신앙이였다
이제 지게는 쉽게 볼 수 없다
날이 새면 달려갔던 논도 밭도
더 이상 지게를 부르지 않아
해 떨어지기 오래 전
펜보다 강한 노동을 찾아 도시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