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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詩

철밥통*

by 담채淡彩 2022. 5. 8.

 

철밥통/강성백

 

 

배가 고픈 어미 소와 새끼소에게 여물을 주면
어미 소는 새끼가 여물을 다 먹을 때까지
기다린다고 한다

 

축생에게도 이토록 엄연한 위아래가 있거늘

 

xx군청에 상담할 일이 있어서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처음엔 제법 공손한 듯싶더니 몇 마디를 건너가자
“어~ 어~, 음~음~” 거의 반말투다


60년 풍상 벌써 지나간 내 나이
목소리만으로도 나이 대를 짐작했을 텐데
자식 또래 철밥통은 끝까지 당당하다

 

나는 끝까지 존댓말을 썼다

들녘에서는 다 익은 이삭들이
고개를 숙이는 망극한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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