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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詩

노동의 江*

by 담채淡彩 2022. 7. 3.

노동의 江/담채

 

한때,
지게는, 내 등에 접골된 뼈였다
木質의 단단한 이질감으로, 내 몸의 일부가 된

등뼈...
        - 김신용 환상통幻想痛 전문

 

이 詩가 자꾸 생각나는 것이다
젊어부터 청계천에서 지게질 하나로 삶을 지탱한
어느 지게꾼이 각혈하듯 쓴 시다

 그는
노동하며 밥 먹고
노동하며 꿈을 꾸고
노동하며 새끼 낳고
노동하며 詩를 썼다

울고 싶은 날에도
벚꽃 만개한 날에도 
지게와 함께였다

이 지게의 슬하는 다섯 식구,
소슬한 한 가계의 신앙이였다 

이제 지게는 쉽게 볼 수 없다
날이 새면 달려갔던 논도 밭도
더 이상 지게를 부르지 않아
해 떨어지기 오래 전 
펜보다 강한 노동을 찾아 도시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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