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보다 착하게/담채
다람쥐 한 마리가
입안 가득한 도토리 알을 어쩌지 못해
수북한 낙엽 밑이나
우묵한 땅속에 묻어 놓고는
종종 잊어먹는다고 한다
나무 십자가라도 세워놓았으면 좋았으련만
까맣게 잊은 탓에
먼 훗날 거기서 숲이 나온다고 한다
땅속이 길인 땅강아지도 그냥 지나친
그늘 깊은 곳에서
기억보다 착하게 숲을 밀어내는
망각의 관용
다람쥐는 종종
숨겨둔 도토리를 잊고는
몸짓을 바꿔가며 땅을 판다고 한다
다람쥐 한 마리가
입안 가득한 도토리 알을 어쩌지 못해
수북한 낙엽 밑이나
우묵한 땅속에 묻어 놓고는
종종 잊어먹는다고 한다
나무 십자가라도 세워놓았으면 좋았으련만
까맣게 잊은 탓에
먼 훗날 거기서 숲이 나온다고 한다
땅속이 길인 땅강아지도 그냥 지나친
그늘 깊은 곳에서
기억보다 착하게 숲을 밀어내는
망각의 관용
다람쥐는 종종
숨겨둔 도토리를 잊고는
몸짓을 바꿔가며 땅을 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