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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詩

들꽃 편지*

by 담채淡彩 2023. 1. 25.

들꽃 편지/담채

 

세상으로 가는 緣 죄 자르고

구겨진 잎 다시 펴는 들꽃 한 무리

쓰러질 듯 바람 견디며

홀로 아름다운 옷을 입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곳에서

소리 소문 없이 첫꽃을 피우는 들꽃들

평생 바람 한 번 벗어난 일 없이

번번이 휘청거리며 날씨를 확인했을 것이다

문득, 삶의 높이를 재보는 들꽃들

비바람에 길을 놓치며

존재를 참고 사는 일이 애달팠을 것이다

바람이 긴 바퀴를 돌리며 계절을 몰아가는

동안에도 몸 깊이 씨앗을 앉히며

야생을 흘렀으리라

한 생애의 낱장 낱장 바람 속에 띄우며

하늘과 바람을 사랑한 죄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야생의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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