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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詩

밀물이 오는 저녁*

by 담채淡彩 2022. 10. 2.

밀물이 오는 저녁/담채

 

 

물이 온다

어린 고둥이 숨을 참는다

 

물이 물을 들여

명치까지 차오르는

내 안의 수위

 

어떤 뜻이

물과 바람 모래의 거처에 나를 세워

영혼을 흐르게 하고

물은 다시 들어 무엇을 내리며 떠나려는가

 

저녁으로 갈수록

바다는 눈시울이 붉어지고

이생에 전념하는 손들이 물 밖으로 울음을 내밀 때

물금을 새로 그으며

밀물이 오는 저녁

 

지붕 위에서 고양이가 길게 운다

 

사람들은 물 위에서 장엄한 하루를 살고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새들은 치성을 드린다 

 

바람을 따라가다 

지친듯 멈춘 

만조滿潮의 끝물

 

한쪽이 패인 낮달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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