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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詩

발足*

by 담채淡彩 2022. 11. 8.

발足/담채

 

가벼운 것들이 그리워

날아오르고 싶은 날

길을 어르며 땅을 딛는 발

긴장하는 발바닥이 돌부리 하나 풀포기 하나

건너뛰며 발짝을 떼었을 것이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사무치게 짓눌렀을 무게들

땅으로 스며들어 묵음이 되었으리

눈에서 멀어 아픔도 조용한 발

향방 없이 멀었던 길들 얼마나 걸었는지

발바닥에서 불 냄새가 난다

오래 걸어온 발이 곰곰 생각했으리라

무릇 만물의 중심은

위를 짐 지고도 고요한

맨 밑바닥에서부터 세워지고 있다는 것을

깊은 밤, 하루를 끌고 온 기도가

긴 터널을 빠져나간다

한 번쯤은 어디론가 훨훨 날아가고 싶은 발이

필사의 직립을 멈추고 두 발 모으는 시간

또다시 걸어야 하므로

맨발 위에 머문 굴곡들 가만히 짚어본다

말굽을 닮은 발바닥

맨발이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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