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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詩

바람은 참 긴 소리를 낸다*

by 담채淡彩 2022. 11. 24.

바람은 참 긴 소리를 낸다/담채


이만큼 살아보니
바람결에도 쉽게
婚을 다치는 날들이 많아졌다

이름 없어 쓸쓸했던
딱 한 번의 사랑과
아무 것도 안 된 인연들

이제는
기침소리조차 질서 있게 낼만큼

순해진 나이

곤고한 길 위에서
참 많은 것들을 사랑한 것 같았는데
다  비워져야 할 것들이다

쓸쓸히 저물어간

이번 생의 전언이듯

바람이 참 긴 소리를 낸다         

 

 




note

오만한 세월 속에 그리움은 작은 불꽃이다.
인연도 사랑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고 삶은 그것들을 쥐고 가는 미완의 길이다.
영원에 실패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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